창업휴직제 도입, 사내벤처 세금 감면… 혁신창업기업 1000곳 키운다

입력 2017-11-02 18:34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벤처 창업 활성화

생계형 아닌 '혁신형 기술창업' 활성화 초점
'무늬만 벤처' 막게 민간에 '벤처 확인' 넘겨
교수 등 창업 실적 재임용 평가에 반영키로



[ 김낙훈 기자 ]
한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가진 창업자 비중은 지난해 기준 5.3%에 불과하다. 국내 유명 대학의 한 공과대 교수는 “국내 박사 학위자는 교수, 국책기관 연구원, 대기업 연구원 순으로 직업을 선택한다”며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혁신형 창업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하버드대나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명문대를 졸업(혹은 중퇴)한 뒤 창업전선에 뛰어들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속속 탄생시키는 미국과는 격차가 크다.

정부가 2일 발표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은 이런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지에서 나왔다. 이를 위해 △기업에 창업휴직제 도입 △벤처확인제 개편 △창업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확대 △데스밸리 극복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수 인재들의 질 높은 창업을 유도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해 ‘제2 벤처창업 붐’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우수 인력 창업환경 조성

핵심 기술인력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단계별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성공 가능성이 높은 대기업의 사내벤처·분사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분사 창업에 실패했을 경우 재입사가 가능한 창업휴직제 도입(정부와 모기업 간 협약 체결 방식)을 유도하고, 사내벤처에서 분사한 기업도 창업으로 인정해 법인세를 5년간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창업 이후 단계에선 ‘팁스(TIPS)’ 방식으로 창업 벤처기업의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패키지로 지원할 계획이다. 팁스는 민간이 투자 대상을 선정하면 정부가 후속 지원하는 제도다. 지원 기간은 2년에서 3년으로, 금액 한도는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교수 등 우수 인력의 창업 장려를 위해 창업 실적을 교원 재임용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정부와 대학이 매칭해 조성하는 창업투자 프로그램도 올해 120억원에서 내년엔 15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청소년의 도전정신 고취를 위해 기업가정신 교육을 중·고교 정규교과에 도입하기로 했다. 다른 분야 및 배경 출신 인재들의 융합형 팀창업 촉진을 위해 기술창업 정책지원 대상에 우선 선정하고 자금 지원 시 우대하기로 했다. ‘세대융합’ 창업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벤처기업 확인제 개편

벤처업계에서는 “혁신성·성장성 있는 기업보다 일반 중소기업이 대거 벤처 혜택을 받고 있다”며 벤처확인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를 반영해 벤처기업 확인 권한을 민간으로 넘겨 혁신성·성장성 높은 기업이 벤처기업으로 지정되도록 할 방침이다. 선배 벤처·벤처캐피털 등 전문가로 민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기술금융 활성화를 통해 혁신기업에 대한 여신 공급도 확대하기로 했다. 신용평가와 기술평가가 결합된 통합 여신모형을 올해부터 시범 적용하고 2020년부터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 기술력 있는 기업이 투·융자를 연계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기술신용보증기금에 5000억원 규모의 투자연계보증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술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식재산권 펀드를 180억원 규모로 신규 조성할 예정이다. 창업기업에 대한 부담금 면제 일몰기한을 2022년까지 5년 연장하기로 했다. 대상 기업도 현행 창업 5년 내에서 7년 내 제조업으로 확대한다.

◆‘죽음의 계곡’ 극복 지원

창업 초기기업은 3~5년에 사업 실패율이 급증한다. 이른바 ‘죽음의 계곡’이다. 기술개발에 성공해도 양산 단계에서 자금 부족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창업 5년 후 생존율(2014년)은 독일 41.0%, 영국 37.5%인데 한국은 27.3%에 불과하다.

정부는 창업 3~7년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창업도약 패키지’ 사업 규모를 현재의 2배 수준인 1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팁스를 통해 발굴된 혁신창업 기업(5년간 1000개) 중 혁신성·성장성 높은 20개 우수 기업을 매년 별도 선발해 육성하기로 했다. 글로벌 벤처캐피털을 통한 국내 창업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모태펀드와 공동으로 외자유치펀드(현재 1조4000억원)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조병선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창업정책을 생계형 창업에서 기술창업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는 정책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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